대한국의 여인네 – 안지수 외 Asian
살아낸다는 게 요즘은 보기 힘든 ‘안개’ 낀 날 같았다. 당장 한 시간 앞을 내다보기도 힘들고 보이지도 않는, 정치처럼 혼란의 늪에 빠진 기분. 뭐 개인적으로 무감각하게 받아들인 세상 변화를 소화해내지 부족함은 어쩔 수 없더라도 합리나 수용 가능한 순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묘한 기류도 한 몫을 차지했다.

어떤 변화든 진행되는 동안에 다른 것들도 바뀐다. 특히 생각은 그 민감함의 정도가 예리해 빠르게 변화되거나 변질에 이르기도 한다. 동물들도 환경에 적응해야 살아남듯 사람도 현실의 변화 앞에 수긍할 수 밖에. 웃긴 건 가는 방향이 맞고 틀림은 저마다 다르다는 해서 순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지 아닌지는 구별해내기가 어렵다는 데 있다. 사회 분위기가 그랬고 정치마저 맞장구를 칠 정도였으니까…




이른 바 수구(守舊)라는 단어가 있다. 옛 제도나 풍습을 그대로 지키고 따른다는 사전적 의미는 차치하고 새로움을 따라가지 못하는 사람들의 변명이 ‘수구’로 통칭되어지는 것이 마음에 걸릴 때가 많다. 요즘에는 더욱 그 수구라는 단어가 잘못 쓰여지고 있다고 생각되어져 짜증에 이르기 까지 한다.









그런데도 세상이 굴러가는 이유는 앞날이니 미래 따위엔 관심없고 하루를 충실히 살아가는 이들이 더 많은 이유가 아닐까 싶다. 흔히 먹고사는데 무슨 생각할 겨를이 있냐라고 하지만 그렇게 하루라는 현재에 충실하기에 미래가 앞날이 제대로 된 방향을 잡는 거라고 믿는다. 능력이 뛰어나 사회를 이끈다는 소수보다 그저 하루를 견뎌내는 많은 이들이 말이다.



그런 와중에 어떤 사람들은 ‘파면’당한 ‘그’를 생각하고 부당한 대우를 받는 거라 여기며 듣도보도 못한 이상한 생각을 믿고 다른 이들을 미쳤다 하는 걸 보면 미칠 지경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