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age)
‘늙었다’라는 명제에서 자유롭지 못한 나이가 되었다. 아니, 되는 중이다.
젊은이보다 훨씬 나이가 많으며 중후한 중년보다는 적으나 과하게 끌어다 댄다면 비슷할 수도 있다.
고로 혈기 왕성하기보다는 고루하게 신중에 민감할 수 있는 ‘기성세대’에 막 진입했다고도 표현할 수 있으리라.
무엇때문에 ‘나이’에 대해 정처없이 떠드느냐고?
조심스러워져서다.
신중한 것도 부담스러워 조심스러운 연배로 삭고 있는 거 같다.
홍어처럼 기분좋은 식감으로 삭는 게 아니라 좋지 못한 냄새를 풍기며 썩는 듯한 느낌을 받아 조심스럽다.
막스 할배는 ‘나이 40을 넘으면 혁명을 두려워 한다’고 했더랬다.
늙는 것은 육체의 활동도 생각의 다양함도 저급해지고 신박함 따위는 개나 줘버려야 할 지경이다.
그렇게 나이라는 것으로 늙어가는 내 자신을 하루하루 느낀다.
쓸데없이 조급하고 참을성을 찾기 어려우며 자존심만 욕심처럼 키우는 하릴없는 나이로 익어간다.
아니, 썩어간다. 그래서 냄새나는 자존심이 수치스럽고 부끄럽다. 그런데도 눈물 한자락 보이지 않는 뻔뻔함은 어디서 키워낸 것인지…
그러다 나도모를 한숨 한자락을 길게 뽑아낸다.
이유도 원인도 알 수 없는 서글픔따위가 느껴진 것인데 알다가도 모를 마음 변화다.
이것도 나이와 상관있는 호르몬 변화의 한 작용일 것이다.
슬퍼지고 불리해지는 조건이 보다 넓고 많아지는 것이 늙어가는 전조라고 생각하게 된다.
푸념같은 비듬이 부끄럽지 않으며 밭은기침에 익숙해져가는 비루한 삶이라도 습관처럼 주억거리며 버티기로 일관하는 나이…
여러분은 어떠하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