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무엇…

지난 언제인가 828254.com 사이트를 위한 ‘변화’‘게으름’사이에서 핑계대기 바빴던 나를 기억하는가? 누구에게나 하기 싫고 원인도 모르게 내키지 않는 일이 있기 마련이다. 나에겐 이 사이트 관리가 그렇다.
아름답고 매력적인 것들에 대한 흥미로 시작했지만 ‘야(夜)’함과 ‘야(野)’한 사이 어디 쯤에서 방향을 잃은 채 허우적 거리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과한 통속은 피하며 고상한 ‘야(夜)’함을 추구하려 했던 초심을 떠올려보지만 희미한 추억보다 옅게 겉돌 뿐이다.
성(性)을 통속과 고상(高相) 따위로 구별한다면 그 잣대는 무엇이고 어떤 기준을 근거로 내세울 수 있을까. 조선시대 양반의 성(性)은 고상하고 노비의 그것은 천하며 배운 자가 찾는 누드는 예술이고 호기심으로 접한 인터넷 나신(裸身)은 음란물이라고 단언할 수 있는가.
어제의 음란물이 오늘의 예술로 낙점될 수 있음을 우리는 겪어봤다. 과거 씨발스러운 쉐끼더리 이 나라를 좌우하던 어느 시절, 불온서적이라는 게 존재했다. 영화 변호인에 나오는 것처럼 그저 책에 불과한 것을 가지고만 다녀도 경찰서에 끌려가던 시절이 실재했던 것이다. 추잡스럽게 늙어가면서 낳은 에미까지 욕하게 되는 ‘전고환(가명)’같은 부관참시(剖棺斬屍 )도 손부끄러운 시궁창같은 짐승들이 그렇게 했던 것인데 다른 건 몰라도 딱 하나, ‘사상의 자유’가 있다는 대한민국에서 책을 가지고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 경찰 조사를 받아야 했다는 것, 그거 하나만으로도 사람을 옥죄고 할 말도 못하게 만들었다는 그것이 그의 혀와 이, 손발톱을 뽑고 눈과 고막을 바늘로 찔러 구멍내고 똥꼬로 사시미를 집어넣어 입으로 꺼내게 하고 싶은 이유다. 아, 타이핑을 하면서도 심장이 두근거려 그 씨발쉐끼를 한올 한올 면도칼로 칼집을 내어 죽이고 싶다.
각설하고,
불온 서적도 어느 순간 평범한 책으로 읽히는 시대에 살면서 음란과 예술을 이분법으로 구분하려거나 그런 공간의 축소나 방법을 금지하려는 데엔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금지하고 그걸 반대하건 순방향으로 활용하건 역방향으로 악용하건 중요한 건 피해나 폐해가 발생할 때부터 민감하고 과감하게 나서야 하는데 늘 모르쇠거나 내 소관이 아니올시다로 일관하는 미온적 행정 편의주의…
공무원을 싸잡아 욕하는 게 아니다. 누군가 타임머신이 존재할 수 없는 이유로 미래에 대해선 무지하기 때문이라고 했는데 공무원의 업무 처리 방식은 타임머신을 뛰어넘는 과감성이 있다. 무슨 얘기냐고?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것을 미리 예단하고 판단해 축소나 금지, 행동 반경을 좁히려고만 하기 때문이다. ‘음란물’이라는 것을 판단할 수 있는 근거도 아직 모호함이 남아있는데 이것으로 먼저 제재나 축소, 금지부터 생각하는 조심스러움이란…
828254.com 사이트 관리 게으름 핑계끝에 너무 멀리 온 느낌이다.
해도 이해해달라, 중독도 병이라는 데 핑계도 게으름도 병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하는 소리다. 아직 치료법이 없으니 여러분의 이해밖에 도움이란 없지 싶다. ㅎㅎ
누구나 행복하고 즐거움을 느끼고 싶어 한다. 난 고상한 ‘야(夜)함’을 좋아하고 모으는 것에 즐거움을 느낀다. 혹자는 변태라고 오타쿠라고 말하기도 했다. 무어라도 좋다. 양지에선 전문가가 음지에선 오타쿠가 될지도 모르쟎는가. 처음부터 양지의 전문가로 헤벌쭉 여유스러운 미소로 여러분을 만나 예술적인 이미지만 업로드하며 덕담만 나눈다면 세상에 전문가아닌 사람이 있겠는가. 하긴 나처럼 재주가 메주인 사람도 더러 있는 바람에 오랜시간 공들였음에도 ‘인기 좋은’ 사이트도 못되었다.
해서 오기라는 게 생기난 건지도 모른다. 미약한 시작에 쭉 미약한 진행이라니, 여기에서 그만두고 나 모르겠소 한다면 미약한 시작에 초미세 끝에 이르른 것이 되니 말이다. 도와달라, 어려운 부탁도 아니다, 가끔 들러주는 것을 잊지만 말아달라. 늘 당신에게 감사드린다. 지루한 이 글을 끝까지 읽어주셨다면 더더욱 고개를 숙여 인사드린다. 해보겠다, 나도. 열심히 해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