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색깔…
대륙의 붉은 여인네. 그것도 흉부심 좋은 여인네가 걸친 속옷 빛깔이라면 주말은 잠시 행복해도 좋다. ㅎㅎㅎ, 내가 좋아라 하는 여인네 이미진데 얼굴 살이 약간 빠진 듯 하다. 갠적으로 통통한 게 더 애정되긴 했는데….
나완 상관없이 무심하게 배경이 되어주던 시간이 어느날, 드라마 회상 씬처럼 격랑으로 부딪쳐 올 때가 있다. 호불호 너머 ‘왜’라는 물음표로 손사래 쳐보지만 무언가 급변하고 있는 불안을 떨쳐버리기 쉽지 않다.
난 그 격랑의 시기를 나이의 과식기 혹은 늦게 철드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나이를 너무 과하게 먹거나 노망처럼 철들기 시작했다는 거다.
뭔 헛소린가 하겠지만 이렇게 생각해보라. 많은 평범한 사람들이 자신의 고집이 객관적이지 않다는 걸 깨닫는 데 오래 걸린다. 고집이라는 단어를 ‘상식’으로 바꿔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이를테면 내가 상식이나 합리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왜곡되거나 조금 어긋난 사실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남자는 남자다워야 한다라는 명제를 떠올려 보자. 이게 이해나 납득까지는 허용된다 하더라도 반드시 사실일까라는 객관성을 입증하려면 생각보다 어렵다. 가장 먼저 왜 사람이라는 보편적인 공동체에서 남자만 떼어냈을까? 여자가 남자다울 수는 없는가? 남자답다면 그럼 그건 틀린 것일까라는 궤변을 생각해 봐야 한다.
우리가 살면서 시대가 강요하는 다양한 사상을 무분별하게 받아 들인 건 아닐까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시점일 듯 하다. 그때가 바로 시간이 빨리 흐르기 시작하는 지금일 거다. ㄷㄷㅎ, 나도 늙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