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nal
어느 주말, 외출에서 일찍 귀가한 그는 그녀가 어떤 책을 읽고 있는지 궁금했다. 그의 서재에는 전공과 관련되어 자신도 골머리 아프게 읽은 책이 많았기 때문이다. 읽기 편한 책들 보다 집중하고 여러 번 읽어야 이해될 법한 책들이 많은 탓에 그녀의 독서 편력이 궁금했다. 이왕이면 갑자기 등장해 그녀를 놀라게 해주고 싶은 장난기도 생겨났다. 조용히 서재로 간 그는 문고리를 조심스레 잡았다.
“아이, 어디에 숨긴 거지. 좀 가벼운 책에 숨길 것이지…. 매번 이렇게 무거운 책에다 비상금을 숨기면 자기도 찾기 힘들텐데…”
아내의 비상금 찾기는 오늘도 몇 권의 책을 읽어야 끝나려나.